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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무섭다 - 혼자가 된 후 처음으로 느껴지는 야간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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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400자)
"여러분, 저는 올해 일흔둘입니다. 남편과 48년을 함께 살았어요. 그런데 작년 겨울,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심근경색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남편이 차갑게 식어 있었어요. 장례를 치르고, 손님들이 다 돌아가고, 그날 밤... 처음으로 혼자 집에 남았습니다. 그때 알았어요. 밤이 이렇게 무서운 거였구나. 48년 동안 당연하게 옆에 있던 사람이 없으니, 집 안의 모든 소리가 무섭게 들렸어요. 시계 소리, 냉장고 소리, 바람 소리... 모든 게 괴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매일 밤 울었어요. 아침이 오길 기다리며... 오늘은 혼자가 된 후 1년, 제가 어떻게 밤의 공포를 이겨냈는지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상 설명란 (디스크립션, 300자)
"48년을 함께한 남편을 잃고, 처음으로 혼자가 된 72세 여성의 솔직한 이야기. 낮은 괜찮았어요. 친구들도 만나고, 장도 보고... 그런데 밤이 오면 공포가 찾아왔습니다. 혼자 자는 게 무섭고, 집 안의 모든 소리가 두렵고,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그 시간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혼자서도 평안한 밤을 보냅니다.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배우자를 잃은 분들, 혼자 사시는 분들께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 1 그날 아침, 남편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일흔둘 살 정미숙이라고 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3년 12월 15일 아침이었어요.
저는 평소처럼 아침 6시에 눈을 떴습니다. 겨울이라 밖은 아직 어두웠어요.
"여보, 일어날 시간이에요."
저는 남편을 깨우려고 옆을 돌아봤어요.
근데... 이상했어요.
남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너무 조용했어요.
"여보?"
제가 남편의 어깨를 흔들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남편의 몸이... 차가웠어요.
"여보! 여보!"
저는 남편을 세게 흔들었어요. 근데 남편은 반응이 없었어요.
그 순간, 저는 알았어요.
남편이... 돌아가셨다는 걸...
"안 돼... 안 돼..."
저는 119에 전화했어요. 손이 떨려서 번호를 제대로 누르지도 못했어요.
"여기... 여기... 사람이... 숨을 안 쉬어요..."
구급대원들이 왔어요. 남편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저었어요.
"이미... 많이 시간이 지났습니다. 심근경색으로 보입니다."
심근경색.
남편은 자다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온 거래요. 고통 없이 갔을 거라고 했어요.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어요.
48년이에요. 48년을 함께 살았어요.
1975년에 결혼해서, 딸 둘 낳아 키우고, 함께 웃고 울고... 그렇게 48년을 함께 산 남편이, 어제 밤까지만 해도 제 옆에서 코 골며 자던 남편이,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어요.
"엄마... 엄마..."
큰딸이 급하게 집에 왔어요. 저를 꼭 안아줬어요.
"엄마, 울지 마... 아버지가... 아버지가..."
딸도 울먹였어요. 우리는 함께 울었어요.
장례 준비가 시작됐어요.
저는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어요.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딸들이 다 알아서 했어요.
3일장이었어요.
조문객들이 오고, 인사하고, 위로하고... 저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
사람들의 말이 귀에 안 들어왔어요.
발인 날이었어요.
남편을 화장했어요. 저는 남편의 영정 사진을 꼭 안고 있었어요.
"여보... 미안해... 내가 더 잘해줄걸..."
남편의 사진이 웃고 있었어요. 10년 전 찍은 사진이었어요. 건강하고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었어요.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어요.
딸들이 물었어요.
"엄마, 우리랑 같이 살래요?"
"아니야... 나 괜찮아... 여기서 살게..."
"혼자 어떻게 살아요? 우리랑 같이 살아요!"
"아니야... 나는 여기가 좋아... 너희 아버지 추억이 있는 곳이잖아..."
딸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저를 봤어요.
"그럼 엄마, 우리가 자주 올게요. 매일 전화할게요."
"응... 고마워..."
딸들이 돌아갔어요.
그리고 저는... 혼자 남았습니다.
48년 만에 처음으로.
※ 2 첫 번째 밤, 공포의 시작
딸들이 떠나고, 집에 혼자 남았어요.
낮에는 그래도 괜찮았어요. 햇빛이 들어오고, 밖에서 사람들 소리도 들리고...
저는 남편 옷을 정리했어요. 옷장을 열었더니, 남편 냄새가 났어요.
"여보..."
남편이 좋아하던 체크무늬 셔츠를 꺼내서 안았어요. 그리고 한참을 울었어요.
해가 지기 시작했어요.
창밖이 점점 어두워졌어요.
그때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집이... 너무 조용했어요.
48년 동안 늘 남편이 있었어요. TV 보는 소리, 기침 소리, 화장실 가는 소리... 늘 누군가 있다는 소리가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아무 소리도 없었어요.
너무 조용했어요. 무서울 정도로...
저녁 6시쯤 됐어요. 완전히 어두워졌어요.
저는 거실에 앉아 있었어요. 불을 켜지 않았어요. 그냥 어둠 속에 앉아 있었어요.
'이제 어떻게 살지...'
그런 생각만 들었어요.
똑딱똑딱.
벽시계 소리가 들렸어요.
평소엔 신경도 안 쓰던 소리였는데, 그날은 유난히 크게 들렸어요.
똑딱똑딱똑딱.
점점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어요.
저는 불을 켰어요. 거실 전등을 켰어요.
환해졌어요. 근데... 더 이상했어요.
불 켜진 집이 너무 넓어 보였어요. 그리고 텅 비어 보였어요.
'남편이 없구나...'
다시 그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부엌으로 갔어요. 저녁을 먹어야 했어요.
냉장고를 열었어요. 반찬들이 있었어요. 딸이 해다 준 반찬들이요.
저는 밥을 차렸어요. 혼자 먹을 밥을...
식탁에 앉았어요. 맞은편 자리가 비어 있었어요. 남편이 늘 앉던 자리...
"여보... 밥 먹어..."
습관적으로 말이 나왔어요. 근데 대답이 없었어요.
당연하죠. 남편이 없으니까...
저는 밥을 한 숟가락 떴어요. 근데 목으로 안 넘어갔어요.
눈물이 나왔어요. 밥을 먹으면서 울었어요.
밥을 다 못 먹고 일어났어요.
설거지를 했어요. 그릇 하나, 숟가락 하나...
예전엔 늘 두 개씩이었는데...
저녁 8시가 됐어요.
저는 TV를 켰어요. 뉴스가 나왔어요. 근데 하나도 안 들어왔어요.
남편이 보고 싶었어요.
"여보, 오늘 뉴스 봐. 이거 봐."
늘 이렇게 말하던 남편이...
저는 TV를 껐어요. 보기 싫었어요.
밤 10시가 됐어요.
자야 할 시간이었어요.
근데... 무서웠어요.
혼자 자는 게 무서웠어요.
48년 동안 늘 남편이랑 같이 잤어요. 남편 코 고는 소리 들으며 잤어요.
근데 이제는... 혼자...
저는 침실로 들어갔어요. 불을 켰어요.
침대를 봤어요. 더블 침대... 너무 넓어 보였어요.
저는 침대에 누웠어요. 남편이 늘 자던 쪽은 비워뒀어요.
불을 껐어요.
어두워졌어요.
그 순간... 공포가 시작됐습니다.
※ 3 밤마다 찾아오는 괴물들
불을 끄고 누웠어요.
어둠 속에서 저는 눈을 감았어요. 잠을 자려고요.
근데... 잠이 안 왔어요.
귀가 너무 밝아졌어요. 모든 소리가 다 들렸어요.
똑딱똑딱.
침실 벽시계 소리가 들렸어요. 너무 크게...
윙~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어요. 부엌에서...
삐걱.
어디선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인가? 아니면...
"누구...?"
저는 벌떡 일어나 앉았어요.
아무도 없었어요. 당연하죠. 혼자 있는데...
근데 무서웠어요. 뭔가 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다시 누웠어요.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어요.
쿵.
위층에서 쿵 소리가 났어요.
'위층 사람이 뭐 떨어뜨렸나...'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드르륵.
어디선가 뭔가 굴러가는 소리가 났어요.
'뭐지... 뭐가 굴러가는 거지...'
저는 귀를 기울였어요.
휘익~
바람 소리였어요.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평소엔 신경도 안 쓰던 소리들이었어요. 근데 그날 밤은... 모든 소리가 괴물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일어나서 전등을 켰어요.
환해졌어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냥 평범한 침실이었어요.
근데 불을 켜고 있으면... 잠이 안 올 것 같았어요.
저는 다시 불을 껐어요.
어두워졌어요.
또 소리들이 들렸어요.
똑딱똑딱. 시계 소리.
윙~ 냉장고 소리.
휘익~ 바람 소리.
그리고...
덜컥.
현관문 소리 같았어요!
'누가 문을 여는 거야?!'
저는 벌떡 일어났어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거실로 나갔어요. 어둠 속을 더듬더듬...
현관을 봤어요. 문은 잠겨 있었어요. 아무도 없었어요.
'착각이었나...'
저는 한숨을 쉬었어요.
근데 그때, 창밖을 봤어요.
아파트 창문 너머로 다른 집 불빛이 보였어요. 사람들이 사는 집...
'다들 가족이랑 있겠지... 나만 혼자...'
그 생각이 드니까 또 눈물이 났어요.
저는 다시 침실로 돌아왔어요. 침대에 누웠어요.
시계를 봤어요. 밤 11시 30분...
'아직도 이렇게 이른데...'
아침은 멀었어요. 한참 멀었어요.
저는 남편 베개를 안았어요. 남편 냄새가 났어요.
"여보... 보고 싶어... 너무 무서워... 어떡해..."
베개를 안고 울었어요.
그러다 잠깐 잠이 들었나 봐요.
깜짝 놀라 깼어요!
꿈을 꿨어요. 남편이 나타나는 꿈...
"여보!"
저는 옆을 봤어요. 근데 아무도 없었어요.
꿈이었어요. 그냥 꿈...
시계를 봤어요. 새벽 2시...
'아직도 4시간이나 남았네...'
아침 6시까지... 한참이었어요.
저는 또 누워서 눈을 감았어요.
근데 잠이 안 왔어요.
눈을 감고 있으면... 이상한 생각들이 들었어요.
'나도 갑자기 죽으면 어떡하지...'
'혼자 쓰러지면 누가 알아주지...'
'며칠 후에 발견되는 거 아냐...'
무서운 생각들이 계속 들었어요.
저는 눈을 떴어요. 천장을 봤어요.
어둠 속에서 천장이 점점 낮아지는 것 같았어요. 나를 누르는 것 같았어요.
숨이 막혔어요.
저는 벌떡 일어나 앉았어요. 숨을 크게 쉬었어요.
"하아... 하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어요.
'이러다 나도 심장마비 오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침대에서 내려왔어요. 거실로 나갔어요.
소파에 앉았어요. TV를 켰어요.
새벽 재방송이 나왔어요. 드라마 재방송...
저는 멍하니 TV를 봤어요. 내용은 하나도 안 들어왔어요. 그냥... 소리가 나니까 좀 나았어요.
혼자가 아닌 것 같아서...
그렇게 앉아서 TV를 보다가... 어느새 새벽이 됐어요.
창밖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아침이다...'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밤이 끝났어요. 드디어...
첫 번째 밤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 4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첫날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어요.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왔어요. 환했어요.
저는 안도했어요. '밤이 지났구나...'
근데 문제는...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똑같았다는 거예요.
매일 밤 10시만 되면... 공포가 시작됐어요.
낮에는 괜찮았어요.
저는 마트도 가고, 친구도 만났어요.
"미숙아, 요새 어떻게 지내?"
"응... 그냥... 그럭저럭..."
"혼자 사는 거 괜찮아?"
"응... 낮에는... 괜찮아..."
친구들이 걱정해 줬어요. 밥도 같이 먹고, 수다도 떨고...
낮 시간은 그렇게 보냈어요.
근데 해가 지기 시작하면...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또 밤이 오네...'
'오늘 밤은 어떻게 보내지...'
저는 일부러 늦게까지 안 자려고 했어요. TV를 보고,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근데 결국은... 자야 했어요.
침대에 누우면... 또 시작됐어요.
모든 소리가 크게 들리고, 무서운 생각들이 들고, 잠이 안 오고...
어떤 날은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잤어요.
어떤 날은 꿈에 남편이 나와서 깜짝 놀라 깼어요.
어떤 날은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려서 응급실에 갈까 생각했어요.
매일 밤이 지옥 같았어요.
아침만 기다렸어요. 햇빛만 기다렸어요.
한 달이 지났어요.
저는 완전히 망가졌어요. 얼굴은 초췌해지고,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기고...
딸이 전화했어요.
"엄마, 괜찮아요? 목소리가 이상한데..."
"응... 괜찮아..."
"엄마, 잠은 잘 자요?"
"..."
저는 대답을 못 했어요.
"엄마! 안 그래도 그럴 줄 알았어요! 엄마, 우리 집으로 와요!"
"아니야... 나 괜찮아..."
"무슨 소리예요! 엄마 목소리 들어 봐요! 완전히 지쳐 있잖아요!"
딸이 걱정했어요. 당장 오겠다고 했어요.
"아니야! 오지 마! 나 정말 괜찮아!"
저는 거짓말을 했어요. 딸한테 걱정 끼치기 싫었어요.
전화를 끊었어요.
그날 밤도 잠을 못 잤어요.
새벽 3시쯤, 저는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갔어요.
창밖을 봤어요. 아파트 단지가 보였어요. 모든 집의 불이 꺼져 있었어요. 다들 자고 있었어요.
'다들 편하게 자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깨어 있네...'
외로웠어요. 너무 외로웠어요.
그때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살 순 없어.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해.'
저는 핸드폰을 꺼냈어요. 인터넷을 검색했어요.
"혼자 자는 게 무서울 때"
여러 글들이 나왔어요.
어떤 사람은 불을 켜두고 잔대요.
어떤 사람은 라디오를 틀어놓고 잔대요.
어떤 사람은 강아지를 키운대요.
저는 그 글들을 하나하나 읽었어요.
'그래...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힘들었구나...'
조금 위로가 됐어요.
그리고 결심했어요.
'내일부터 하나씩 해보자. 뭐든지...'
그날 밤, 저는 처음으로 조금 희망을 가졌어요.
아침이 밝았어요.
저는 씻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어요.
마트에 갔어요. 그리고 몇 가지를 샀어요.
작은 스탠드, 라디오, 수면 안대...
'하나씩 해보는 거야. 포기하지 말자.'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날 밤... 저는 달라지기로 결심했습니다.
※ 5 작은 변화들, 빛을 켜두기 시작하다
그날 저녁, 저는 새로 산 물건들을 꺼냈어요.
작은 스탠드, 라디오, 수면 안대...
'오늘 밤은 달라질 거야.'
저는 침실로 갔어요.
먼저 작은 스탠드를 침대 옆에 놓았어요. 그리고 불을 켰어요.
은은한 주황빛이 방을 비췄어요. 환하지 않았어요. 은은하고 따뜻한 빛이었어요.
'이 정도면 잘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침대에 누웠어요. 스탠드 불을 켜둔 채로...
눈을 감았어요.
어둡지 않았어요. 눈꺼풀 너머로 은은한 빛이 느껴졌어요.
조금... 안심이 됐어요.
근데 여전히 소리는 들렸어요.
똑딱똑딱. 시계 소리.
윙~ 냉장고 소리.
저는 라디오를 켰어요. 심야 방송이 나왔어요.
"밤 열한시, 여러분과 함께하는 심야 음악 방송입니다..."
DJ의 목소리가 나왔어요.
그리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신기했어요. 시계 소리가 안 들렸어요. 냉장고 소리도 안 들렸어요.
라디오 소리만 들렸어요.
'아... 이게 좋네...'
저는 라디오를 들으며 눈을 감았어요.
DJ가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어줬어요.
"오늘 첫 사연은요, 부산에 사시는 김영희 씨가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최근에 남편을 잃었습니다. 너무 외롭고 힘듭니다. 이 방송을 들으며 위로받고 있습니다...' "
저는 깜짝 놀랐어요.
'나랑 똑같은 사람이 있네...'
DJ가 말했어요.
"영희 씨, 정말 힘드시겠어요. 하지만 혼자가 아니에요. 지금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많은 분들이 영희 씨와 같은 마음일 거예요. 우리 함께 이겨내요."
그리고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잔잔한 발라드...
저는 그 음악을 들으며... 조금씩 잠이 들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잤을까요?
깜짝 놀라 깼어요. 시계를 봤어요. 새벽 3시...
'또 깼네...'
근데 전처럼 무섭지는 않았어요. 스탠드 불빛이 있고,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저는 다시 눈을 감았어요. 그리고 또 잠들었어요.
다음에 깬 건 새벽 5시였어요.
'어... 2시간이나 잤네...'
예전엔 30분도 못 잤는데...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날부터 저는 매일 스탠드를 켜두고, 라디오를 틀어놓고 잤어요.
처음엔 여전히 자주 깼어요. 근데 점점 나아졌어요.
일주일 후에는 새벽 4시까지 잤어요.
2주 후에는 새벽 5시까지 잤어요.
3주 후에는... 아침 6시까지 잤어요!
"어머! 내가 밤새 잤어!"
너무 신기했어요.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밤새 잔 거예요!
딸한테 전화했어요.
"딸아! 엄마 오늘 밤새 잤어!"
"정말요? 엄마! 잘했어요!"
딸도 기뻐했어요.
그날 저는 정말 행복했어요.
근데... 아직 완벽하진 않았어요.
어떤 날은 여전히 무서웠어요. 특히 바람 많이 부는 날, 비 오는 날...
그럴 때는 스탠드 불빛과 라디오만으론 부족했어요.
저는 또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인터넷을 뒤지고,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그러다가 알게 됐어요.
'사람 목소리가 제일 위로가 되는구나.'
라디오 DJ의 목소리, 친구의 목소리, 딸의 목소리...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면... 혼자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 6 이웃과 전화기, 그리고 라디오
어느 날 아침, 저는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났어요.
같은 층에 사는 할머니였어요. 저보다 한두 살 많으신 것 같았어요.
"안녕하세요."
제가 인사했어요.
"아, 네... 안녕하세요..."
할머니도 인사하셨어요.
그런데 할머니 얼굴을 보니... 저처럼 피곤해 보였어요.
"혹시... 안녕하세요. 저 1502호에 사는데요..."
제가 말을 걸었어요.
"아, 네... 저는 1503호..."
"혹시... 혼자 사세요?"
"네... 작년에 남편이 돌아가셔서..."
"저도요! 저도 작년 겨울에..."
우리는 서로를 봤어요. 그리고... 이해했어요.
같은 처지구나...
"혹시 시간 되시면... 우리 집에서 차 한잔 하실래요?"
제가 물었어요.
"네... 좋아요..."
할머니가 우리 집에 왔어요.
저는 차를 내왔어요. 우리는 마주 앉았어요.
"혹시... 밤에 무섭지 않으세요?"
제가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무섭죠... 정말 무서워요... 저도 매일 밤 잠을 못 자요..."
"저도요! 저도 한 달 동안 거의 못 잤어요!"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어요.
밤에 무서운 이야기, 잠 못 자는 이야기, 외로운 이야기...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요새는 좀 나아졌어요. 저는 스탠드 불 켜두고, 라디오 틀어놓고 자요."
제가 말했어요.
"라디오요? 어떤 방송이요?"
"심야 음악 방송이요. FM 라디오... DJ가 사연 읽어주고, 음악 들려주고..."
"아... 그거 좋겠네요..."
할머니가 관심을 보였어요.
"그리고요, 혹시 밤에 너무 무서우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제가 말했어요.
"네?"
"저도 어차피 깨어 있을 때 많으니까... 전화 주시면 이야기해요!"
"정말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저도 누군가랑 이야기하면 덜 외로울 것 같아요!"
우리는 전화번호를 교환했어요.
그날 밤, 새벽 2시쯤...
제 핸드폰이 울렸어요.
할머니였어요.
"여보세요... 미안해요... 너무 무서워서..."
할머니 목소리가 떨렸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도 깨어 있었어요!"
저는 할머니와 통화를 했어요.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어요.
남편 이야기, 젊었을 때 이야기, 자식 이야기...
시간이 금방 갔어요.
"고마워요...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어요..."
할머니가 말했어요.
"저도요! 저도 이야기하니까 좋았어요!"
전화를 끊었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저는 다시 잠이 들었어요.
그다음 날부터 우리는 자주 연락했어요.
낮에는 같이 산책도 하고, 마트도 가고...
밤에는 무서우면 전화하고...
혼자가 아니었어요. 같은 처지의 친구가 생긴 거예요!
어느 날, 할머니가 말했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이 있대요. 복지관에서..."
"정말요?"
"네, 배우자를 잃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프로그램도 하고..."
"가볼까요?"
"같이 가요!"
우리는 복지관에 갔어요.
거기에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남편을 잃은 사람, 아내를 잃은 사람...
모두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었어요.
우리는 동그랗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는 밤이 제일 무서워요..."
"저도요... 잠이 안 와요..."
"저는 남편 생각이 나서 울어요..."
모두 같은 이야기를 했어요.
상담사 선생님이 말했어요.
"여러분, 혼자가 아니에요. 이렇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서로 의지하세요.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우리는 서로의 전화번호를 교환했어요.
그날부터 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어요.
밤에 무서우면 이웃 할머니한테 전화했어요.
심심하면 모임 친구들한테 전화했어요.
라디오도 들었어요. 매일 밤...
조금씩... 밤이 덜 무서워졌어요.
※ 7 1년 후, 이제는 괜찮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어요.
2024년 12월 15일.
남편이 돌아가신 지 정확히 1년이 된 날이었어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남편 영정 사진 앞에 섰어요.
"여보... 1년이 지났어요..."
남편 사진이 웃고 있었어요.
"여보, 나... 이제 괜찮아요.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밤마다 울었어요. 당신 없이 어떻게 사나 싶었어요. 근데... 이제는 괜찮아요."
눈물이 났어요. 근데 슬픈 눈물은 아니었어요.
"여보, 나 이제 혼자서도 잘 살아요. 밤도 안 무서워요. 친구들도 생겼어요. 매일 라디오도 듣고, 복지관도 가고... 바쁘게 살아요."
저는 남편 사진에 절을 했어요.
"고마웠어요, 여보. 48년 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그날 저녁, 딸들이 왔어요.
"엄마, 요새 얼굴이 좋아졌어요!"
큰딸이 말했어요.
"그래?"
"네! 예전엔 완전 초췌했는데, 지금은 건강해 보여요!"
"엄마, 잠은 잘 자요?"
작은딸이 물었어요.
"응! 요새는 잘 자."
"정말요? 다행이다!"
딸들이 안심했어요.
저녁을 같이 먹었어요. 식탁에 넷이 앉았어요. 저, 큰딸, 작은딸, 큰사위...
예전에는 다섯이었는데... 이제는 넷...
여전히 남편 자리가 비어 있었어요.
근데... 예전처럼 슬프지는 않았어요.
'여보, 우리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마음속으로 남편한테 말했어요.
딸들이 돌아갔어요.
저는 혼자 남았어요.
밤 10시가 됐어요.
예전 같으면 무서워서 떨었을 시간이에요.
근데 이제는... 괜찮았어요.
저는 침실로 갔어요. 침대 옆 스탠드를 켰어요.
라디오를 켰어요. 심야 방송이 나왔어요.
"밤 열한 시, 여러분과 함께하는 심야 음악 방송입니다..."
익숙한 DJ 목소리였어요. 1년 동안 매일 들었던...
저는 침대에 누웠어요.
은은한 스탠드 불빛,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이제 익숙해졌네...'
핸드폰을 봤어요. 이웃 할머니한테 문자가 와 있었어요.
"미숙 씨, 오늘 밤 괜찮아요? 필요하면 전화해요
"
저는 답장을 보냈어요.
"괜찮아요
언니도 편히 주무세요~"
따뜻한 마음이 들었어요.
'나 혼자가 아니구나...'
친구들도 있고, 딸들도 있고, 이웃도 있고...
저는 눈을 감았어요.
라디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오늘 마지막 곡은요, 청취자 정미숙 씨가 신청하신 곡입니다..."
'어? 내 이름이네?'
저는 눈을 떴어요.
"미숙 씨께서 보내신 사연입니다. '1년 전 남편을 잃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밤마다 이 방송을 들으며 위로받았습니다.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같은 아픔을 겪는 분들께 이 노래를 보냅니다...' "
제가 보낸 사연이었어요. 일주일 전에...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You are not alone... I am here with you..."
마이클 잭슨의 'You Are Not Alone'...
눈물이 났어요.
'그래... 나 혼자가 아니야...'
저는 음악을 들으며... 편안하게 잠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 저는 상쾌하게 일어났어요.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왔어요.
"좋은 아침!"
저는 혼자 말했어요.
남편 사진을 봤어요.
"여보, 좋은 아침! 나 오늘 복지관 가서 노래 교실 들어요. 친구들이랑 점심도 먹고... 저녁에는 이웃 언니랑 산책하기로 했어요!"
바쁜 하루였어요. 혼자지만... 외롭지 않았어요.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저는 지금 혼자 살고 있어요. 남편은 없어요.
근데... 괜찮아요.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밤이 무서웠고, 외로웠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랐어요.
근데 조금씩 방법을 찾았어요.
스탠드 불을 켜두고, 라디오를 틀어놓고, 친구들한테 전화하고, 모임에 나가고...
작은 변화들이 쌓여서... 이제는 혼자서도 괜찮아졌어요.
혹시 지금 혼자가 되어서 힘드신 분들 계시면...
포기하지 마세요.
처음엔 힘들어요. 당연해요. 수십 년을 함께 산 사람이 없으니까...
근데 조금씩 나아져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불 켜두기, 라디오 틀기, 친구한테 전화하기, 모임 나가기...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손 내밀면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처럼요.
이제 저는 괜찮아요. 여러분도 괜찮아질 거예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제 이야기 어떠셨나요? 배우자를 잃고 혼자가 되면, 밤이 정말 무섭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한 달 동안 거의 잠을 못 잤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작은 변화들을 시도했어요. 스탠드 불 켜두기, 라디오 틀기, 친구한테 전화하기, 모임 나가기...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혼자서도 괜찮습니다. 혹시 지금 같은 아픔을 겪고 계신 분들께 전해요. 혼자가 아니에요. 조금씩 나아질 거예요. 오늘 영상이 작은 위로가 되셨길 바랍니다.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려요. 주변 분들께도 공유해 주세요. 다음에도 진솔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세요."